해외리포트
'여성 징병'에 '부자 증세'까지…국민투표 앞둔 스위스,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
작성 : 2025.11.28. 오후 05:54
스위스가 오는 30일(현지시간), 남성에게만 국한된 병역 의무를 여성까지 포함하는 '전 국민 의무 시민 복무' 제도로 확대할지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이번 투표는 스위스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병역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찬반 양측이 '성 평등'이라는 동일한 가치를 내걸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단순히 복무 대상을 여성으로 넓히는 것을 넘어, 복무 분야 또한 기존의 군대, 민방위를 넘어 환경 보호, 취약계층 지원, 재해 예방 등으로 다양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 결과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이번 제도 개편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시민 봉사 협회' 측은 현행 제도가 남성에게만 의무를 지우는 명백한 불평등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국가를 위해 복무하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사회 통합을 강화하는 핵심적인 기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노에미 로텐 협회장은 현행 제도가 여성들을 군 복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인맥 형성이나 값진 경험으로부터 원천적으로 배제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즉, 남성에게는 부당한 의무를, 여성에게는 기회의 박탈을 안겨주는 낡은 제도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 찬성 측의 핵심 논리다.

그러나 반대 진영의 반박 또한 거세다. 스위스 최대 노동조합 연합인 USS는 의무 시민 복무 제도가 결코 성 평등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들은 스위스 여성들이 이미 전체 시간의 60%를 보수 없는 가사 노동이나 돌봄 등에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여기에 국가를 위한 무급 서비스 의무까지 추가하는 것은 기존의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위스 정부 역시 실효성과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여성으로 복무 대상이 확대될 경우, 필요한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인력이 공급되어 비효율을 낳고, 전체 운용 비용이 현재의 두 배로 급증해 국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첨예한 논쟁 속에서 치러지는 국민투표지만, 안건이 실제로 통과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 발의 초기에는 상당한 지지를 얻으며 파란을 예고했으나, 최근 여론조사 기관 GFS-베른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가 반대 의사를 밝혀 분위기가 완전히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국민투표에서는 시민 복무 제도 외에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고율의 상속세 부과 안건도 함께 다뤄진다. 상속재산이 5천만 스위스프랑(약 909억 원)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해 50%의 세금을 부과하는 파격적인 내용이지만, 이 안건 역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68%라는 압도적인 반대율을 보여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