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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 런닝맨 과거 실책까지 불똥

작성 : 2026.05.21. 오후 06:30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부적절한 문구를 사용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과거 지상파 예능에서 발생했던 유사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사태의 불똥은 SBS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으로 튀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7년 전 방송된 특정 장면의 자막이 현재의 스타벅스 사태와 궤를 같이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마케팅 실패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의 역사적 감수성 결여에 대한 근본적인 성토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런닝맨’의 장면은 지난 2019년 6월 방송된 ‘부담거래 레이스’ 특집이다. 당시 게임 도중 출연진이 사레가 들려 기침하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1번을 탁 찍으니 억 사레들림”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해당 문구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거짓 해명이었던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를 연상시킨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독재 정권의 폭력과 위선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문장을 예능적 재미를 위해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당시 SBS 측은 해당 자막이 특정 사건을 의도한 것이 아니며 상황을 풍자하려던 표현이었다고 해명하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수년이 지난 지금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 ‘탱크 데이’와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모션을 강행하면서 대중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과거의 실책이 다시 소환된 것이다. 대중은 국가적 비극을 상기시키는 표현들이 여전히 상업적 목적이나 오락적 요소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번 프로모션은 단순한 실수를 넘어선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엄숙한 날에 군부 독재의 진압 도구를 연상시키는 단어와 고문 치사 사건의 은폐 문구를 마케팅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은 사태의 엄중함을 고려해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이사와 관련 임원진을 즉각 경질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기업 이미지 실추를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디어와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역사 교육의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분석한다. 창작의 자유나 마케팅의 창의성이라는 명분 아래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행위가 반복되는 것은 조직 내 검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런닝맨’ 사례처럼 과거에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맥락의 표현이 기업 마케팅에서 재현되었다는 점은 우리 사회의 역사적 기억이 얼마나 쉽게 휘발되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이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스타벅스 불매 운동 조짐과 함께 방송가와 유통가 전반의 역사 인식 재점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중은 더 이상 비극적인 역사를 가볍게 소비하는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인적 쇄신과 ‘런닝맨’의 과거 논란 재점검은 향후 콘텐츠 제작자와 마케터들에게 역사적 무게감을 망각한 창의성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엄중한 경고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