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소식

KTX 웃통남, 보고만 있어야 하나?…알고 보니 처벌 어려운 '법의 사각지대'

작성 : 2025.08.29. 오후 06:06
 KTX 열차 안에서 한 남성 승객이 상의를 완전히 벗은 채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어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은 공공장소에서의 에티켓과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KTX 상의 탈의 빌런'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글이 게시되었다. 작성자 A씨는 "어제(27일) KTX에서 상의를 탈의하고 앉아 가는 남성"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남성은 웃통을 벗은 채 맨살로 좌석에 등을 기대고 있었다. A씨는 "아무리 더워도 여기는 목욕탕이 아니다", "정말 별의별 빌런들이 다 있다"며 황당함과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사진은 순식간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로 퍼져나가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한 네티즌은 "저 등짝에 밴 땀이 좌석에 그대로 묻을 텐데, 다음에 타는 사람은 무슨 죄인가"라며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이는 "비행기처럼 승무원이 즉각 제지하고, 불응 시 철도경찰에 인계해 '금융치료(벌금)'를 해야 한다"며 강력한 규제 마련을 촉구했다. 일부는 "한국인이 아니라 중국인이 아닐까"라는 추측을 내놓거나, "너무 더워서 에어컨 온도를 내려달라는 일종의 시위일 수도 있다"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공공장소에서의 상의 탈의 행위가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현행 경범죄 처벌법은 '공개된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주요 부위'는 통상 성기나 엉덩이 등으로 한정되며, 남성의 상반신은 포함되지 않아 직접적인 처벌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 해석이다. 공연음란죄 역시 '음란한 행위'라는 구성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적용이 쉽지 않다.

 

다만, 이러한 법적 공백이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노출을 용인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과거 제주도에서도 한 관광객이 전신에 문신을 한 채 웃통을 벗고 야시장을 활보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여름철 남성들이 상의를 걷어 배를 드러내는 패션을 '베이징 비키니'라 부르는데, 2019년 톈진시에서는 한 남성이 슈퍼마켓에서 웃통을 벗고 쇼핑하다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비문명적 행위로 간주하여 단속하기도 한다. 이번 KTX 사건 역시 법적 제재는 어렵더라도, 승무원의 제지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 에티켓 측면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