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 좌석 논란에 갇힌 감동

작성 : 2026.07.21. 오후 11:58
 대학로 무대에서 부활한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가 배우들의 열연으로 빚어낸 묵직한 감동과 별개로, 객석 시야 확보 문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1989년 전 세계를 울린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번 공연은 국내 관객의 정서에 맞춰 새롭게 각색된 한국형 버전으로 초연의 막을 올렸다. 하지만 개막 이후 일부 관객들 사이에서 특정 좌석의 시야 제한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명작의 감동이 공연장의 물리적 한계에 가로막혔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좌석 등급과 가격에 걸맞지 않은 시야 방해 요소다. VIP석 12만 원, R석 9만 원이라는 고가의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앙 블록을 벗어난 좌우 R석 일부에서는 무대 전체를 조망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극의 핵심 메시지인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칠판에 쓰는 장면에서 오른쪽 R석 관객들은 글씨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불편을 겪는다. 무대 배경을 프로시니엄 안쪽에 배치하면서 발생한 시야각의 한계가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 셈이다.

 


제작사인 마스트 인터내셔널 측도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고 일부 최전방 좌석을 판매에서 제외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나, 관객들의 기준은 더욱 엄격하다. 예매 창에서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좌석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장면에서 배우의 동선이 가려지거나 무대 끝자락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연회 현장에서도 무대 구조에 대한 아쉬움이 표출되었으며, 시야에 민감한 관객이라면 고가의 R석을 예매하더라도 중앙 구역을 선택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 배우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원작의 명성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존 키팅 역을 맡은 차인표, 오만석, 연정훈 세 배우는 각기 다른 색깔로 학생들의 영혼을 깨우는 스승의 모습을 그려낸다. 특히 59세의 나이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 차인표는 인생의 관록이 묻어나는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오만석의 노련함과 연정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더해져 트리플 캐스팅의 묘미를 극대화한다. 배우들의 숨소리까지 전달되는 대학로 소극장의 특성은 영화와는 또 다른 현장감을 선사한다.

 


공연은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잃어가는 학생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교과서의 시 평가 지침을 찢어버리게 하거나, 억압적인 교장에 맞서 책상 위로 올라가 "오 캡틴, 나의 캡틴"을 외치는 명장면들은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재현한다. 시를 읽고 쓰는 행위가 단순한 점수 따기가 아닌 삶의 본질을 찾는 과정임을 역설하는 키팅의 대사들은, 37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교육 현실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결국 이번 공연의 성패는 남은 기간 동안 관객들에게 얼마나 투명한 좌석 정보를 제공하고 시야 문제를 개선하느냐에 달려 있다. 배우들의 헌신적인 연기와 원작의 탄탄한 서사가 좌석 선택의 아쉬움으로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제작사의 보다 세밀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웰튼 아카데미의 학생들이 책상 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았듯, 관객들 역시 무대 위의 모든 순간을 온전히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연극 <죽은 시인의 사회>는 대학로 우리카드홀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