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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김현석 충돌 파장, 설기현도 놀란 K리그

작성 : 2026.08.26. 오후 07:15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공격수 설기현 감독이 최근 K리그 현장에서 벌어진 선수와 상대 팀 사령탑 간의 거친 설전을 두고 뼈아픈 일침을 가했다. 발단은 지난 2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울산 HD의 치열한 맞대결 도중 발생했다. 후반전 중반, 부상으로 교체되던 이승우가 울산 벤치 앞을 지나던 중 김현석 감독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고성을 주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주심이 두 사람 모두에게 경고를 부여하며 상황은 일단락됐으나, 그 여파는 경기 종료 후에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유럽 무대를 오랜 기간 경험했던 설기현 감독은 이번 사태를 두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해당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선수들끼리 혹은 코치진 사이의 신경전은 흔히 볼 수 있지만, 현역 선수가 상대 팀의 수장인 감독과 직접적으로 맞붙는 경우는 유럽 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설 감독은 TV 중계를 통해 이 광경을 목격했을 당시의 충격이 상당했음을 토로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설 감독의 비판은 특정 개인의 잘못을 가려내는 데 그치지 않고, 승부욕이라는 이름 아래 간과되고 있는 존중의 가치를 향했다. 그는 승리를 향한 열정은 프로 선수로서 당연한 덕목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진 점을 지적했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양보가 결여된 승리는 진정한 멋을 잃는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는 치열한 순위 다툼 속에서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스포츠맨십의 본질을 다시금 일깨우는 대목이다.

 

함께 자리한 이영표 역시 설 감독의 의견에 힘을 실으며 우려를 표했다. 그 역시 해외 유수의 리그를 거치며 수많은 갈등 상황을 목격했으나, 이번처럼 선수와 감독이 경계 없이 충돌하는 모습은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두 레전드의 공통된 시각은 현재 K리그 내부에 흐르는 과도한 적대감이 자칫 리그 전체의 수준과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사건은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라이벌전인 '현대가 더비'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이 더욱 크다. 수많은 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볼썽사나운 장면은 리그의 흥행과는 별개로 성숙한 경기 문화 정착이라는 해묵은 과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다는 변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지도자와 선수 사이의 기본적인 예우가 무너진 현장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프로축구가 단순한 공놀이를 넘어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스포츠로 남기 위해서는 동업자 정신의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 설기현 감독이 남긴 아쉬움 섞인 목소리는 승리 지상주의에 매몰된 한국 축구계에 던지는 묵직한 화두다. 경기장의 열기가 뜨거울수록 그 열기를 다스리는 성숙함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충돌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