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라이프
지갑에서 확인된 '위고비 효과'…식비는 물론 술·담뱃값까지 '뚝'
작성 : 2025.12.12. 오후 07:40
'기적의 비만 치료제'로 불리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단순히 체중을 감량하는 효과를 넘어, 음주와 흡연 같은 중독성 소비 습관까지 억제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위고비가 식욕 조절을 넘어 인간의 생활 습관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치료제의 활용 범위가 예상보다 훨씬 넓어질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이번 연구는 글로벌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직접 미국 소비자들의 가계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라는 점에서 신뢰도를 더한다.노보노디스크 연구팀은 지난달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는 2024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년간 미국 소비자 패널 조사를 활용해 진행되었으며, 가구원 중 한 명이라도 위고비를 사용하는 3,845가구와 비만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24,129가구의 가계 지출 변화를 3개월마다 추적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두 그룹 간의 식료품, 주류, 담배 지출의 연간 증감률 차이를 분석하여 위고비 사용이 실제 소비 패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자 했다.

연구 결과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예상대로 위고비 사용자 그룹은 전체 식료품 지출의 연간 증감률이 비사용자 그룹에 비해 1.1%포인트 낮아, 식욕 억제 효과가 실제 소비 감소로 이어졌음을 보여주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술과 담배 지출에서 훨씬 더 큰 차이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위고비 사용자 그룹의 연간 주류 지출 증감률은 비사용자 그룹보다 평균 4.7%포인트 낮았으며, 가장 최근인 올해 4월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12.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담배 지출에서는 더욱 극적인 결과가 나왔는데, 위고비 사용 가구의 지출 증감률이 비사용 가구보다 평균 17.8%포인트나 더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단순히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넘어, 뇌의 보상회로에 직접 작용하여 음식뿐만 아니라 알코올, 니코틴 등 중독성이 강한 물질에 대한 갈망 자체를 줄일 수 있다는 가설에 힘을 싣는다. 연구팀 역시 "체중 관리를 위한 세마글루타이드 사용이 알코올과 담배 소비 감소와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위고비 사용 가구의 소득 수준이 비사용 가구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점도 확인되었다. 연 수입 1억 8,400만 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 비중이 위고비 그룹에서 46.6%로, 비사용 그룹(38.3%)보다 높아, 약의 비싼 비용이 고소득층의 접근성을 높인 결과라는 한계도 함께 지적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