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백석종 "포기 없는 칼라프, 내 모습"

작성 : 2026.07.01. 오후 10:11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가 선택한 한국의 목소리, 테너 백석종이 마침내 고국 관객들과 마주한다. 그는 오는 22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푸치니의 걸작 '투란도트'의 주인공 칼라프 역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정식 데뷔한다. 세계 주요 극장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그였지만, 한국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석종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가창력과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백석종은 이번 무대에서 맡은 칼라프 왕자와 자신의 삶이 닮아있다고 말한다. 그는 칼라프를 단순히 수수께끼를 푸는 영웅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지키며 희망을 놓지 않는 인물로 해석한다. 무명 시절과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디며 세계적인 테너로 우뚝 선 자신의 여정이 칼라프의 용기와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화려한 기교를 넘어, 사랑과 희망을 향해 직진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진정성 있는 칼라프를 그려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국제 무대 데뷔는 드라마틱했다. 2022년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의 '삼손과 데릴라'에서 삼손 역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단숨에 유럽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나부코', '아이다' 등 굵직한 작품의 주역을 꿰차며 영국 가디언지로부터 "세계 오페라 무대가 선택한 목소리"라는 극찬을 받았다. 해외 유수의 극장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은 그에게 오페라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전달하는 예술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이번 한국 데뷔는 백석종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해외 활동 중에도 늘 마음 한편에는 부모님의 나라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인 칼라프로 첫 인사를 건네게 된 점에 깊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세계 어느 무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완성도 높은 공연을 통해 한국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푸치니의 마지막 유작인 '투란도트'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는 칼라프 왕자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백석종은 칼라프의 가장 큰 매력으로 '믿음'을 꼽는다. 얼어붙은 투란도트의 마음속에도 결국 사랑이 존재할 것이라는 순수한 믿음이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공연은 로베르토 아바도의 지휘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져, 백석종이 해석한 칼라프의 서사에 더욱 입체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은 백석종 외에도 소프라노 에바 프원카, 서선영, 황수미 등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해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노이 오페라 코러스 등이 합세해 웅장한 무대를 완성할 예정이다. 세계 무대에서 검증받은 백석종의 목소리가 한국 오페라의 심장부인 예술의전당에서 어떤 감동을 자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의 고국 데뷔 무대는 올여름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잊지 못할 최고의 선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