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라이프
치매 막으려거든 '이 단백질'부터 낮춰라…하버드대가 밝힌 음식의 정체
작성 : 2025.11.13. 오후 05:55
뇌의 노화 시계를 늦추는 열쇠가 녹차와 호두 중심의 식단에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독일 라이프치히대 소속의 국제 공동 연구팀은 특정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뇌의 생물학적 나이를 실제보다 젊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국제 학술지 '임상 영양학'에 실린 이 논문은, 특정 식단이 뇌 노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혈액 내 단백질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며 뇌 건강 유지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연구팀은 약 300명의 성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18개월에 걸친 장기 실험을 설계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는 채소가 풍부하고 붉은 고기 대신 가금류와 생선을 주로 섭취하는 전통적인 지중해식 식단을, 다른 그룹에는 표준적인 건강 식단 지침을 따르도록 했다. 연구의 핵심은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과 자기공명영상(MRI) 스캔으로 추정한 '뇌 나이'를 비교 분석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그룹에서 '갈렉틴-9'이라는 특정 혈액 단백질의 수치가 가장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갈렉틴-9은 MRI 검사상 뇌의 노화 진행 속도와 밀접한 연관을 보이는 지표로, 이 단백질 수치가 낮아진 그룹의 뇌는 실제 나이보다 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뇌 노화 억제 효과의 비밀은 '폴리페놀'이라는 식물성 화합물에 있다. 폴리페놀은 세포를 보호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견과류, 올리브유, 레드와인, 차, 과일, 채소 등 다양한 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이리스 샤이 교수는 특히 녹차의 항산화 성분과 호두에 풍부한 건강한 지방 및 폴리페놀이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긍정적 변화의 핵심 동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특정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폴리페놀이 풍부한 다양한 자연 식품을 고루 섭취하는 것이 인지 기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을 유발하는 뇌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갈렉틴-9과 같은 특정 단백질 지표를 활용해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도 개인의 뇌 노화 위험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앞으로 이러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적 조치를 취하는 맞춤형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강조하며, 해당 식단이 알츠하이머병이나 인지 기능 저하를 완벽하게 '예방'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관찰된 효과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확립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