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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700만원 미국, 150만원 한국…교포들이 '치과 원정' 오는 진짜 이유

작성 : 2025.11.21. 오후 06:32
 치아를 살리는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신경치료는 충치나 외상으로 병든 치아 내부 신경과 혈관 조직을 제거하고 그 공간을 대체 물질로 채워 넣는 시술이다. 한번 치료받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 역시 수명이 정해져 있다. 미국 인디애나대 치대 등이 환자 4만 6천여 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신경치료 후 충전만으로 마무리한 치아의 평균 수명은 약 6.5년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신경치료와 충전을 함께 받은 경우는 약 11.1년으로 늘어났으며, 여기에 치아를 전체적으로 감싸 보호하는 크라운까지 씌웠을 때 평균 수명은 약 20년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초기 5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치아가 부러지거나(파절), 내부에 다시 세균이 감염되는 등 여러 원인으로 결국 수명을 다하게 된다.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의 수명이 다해 다시 통증이 생기거나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재신경치료'다. 기존에 채워 넣었던 충전물을 제거하고 치아 뿌리관(근관) 내부를 다시 소독한 뒤 새로운 재료로 채우는 방식이다. 초기 치료보다 성공률은 다소 낮지만, 자연치아를 발치하지 않고 조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약 재신경치료로 해결되지 않거나 치아 뿌리 끝에 염증 주머니(낭종)가 명확하게 생긴 경우에는 '치근단 절제술'이라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잇몸을 절개해 문제의 원인이 되는 치아 뿌리 끝부분과 염증 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치료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으로도 치아를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될 만큼 파절이나 감염이 심각하다면, 결국 마지막 선택지는 발치다.

 


치아를 뽑았다면 그 자리를 대체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발치 후 가장 보편적으로 선택되는 치료는 '임플란트'다. 잇몸뼈에 인공치근을 심고 그 위에 보철물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저작 기능과 심미성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치료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크고, 잇몸뼈 상태가 좋지 않으면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브리지'는 빠진 치아의 양옆 치아를 기둥 삼아 깎아낸 뒤 다리처럼 보철물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임플란트보다 비용이 저렴하지만, 건강한 인접 치아를 삭제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러 개의 치아를 상실했을 때는 '부분 의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환자 스스로 뺏다 끼웠다 하는 탈착식 보철물이다.

 

이러한 치료 선택과 치아의 최종 수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바로 '비용'이다. 특히 한국과 해외의 치료비 격차는 매우 크다. 국내에서 신경치료는 평균 20만~35만 원, 크라운은 15만~30만 원 선이며, 임플란트는 평균 150만 원 내외에 형성되어 있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으려면 약 500만~700만 원이 들어 한국의 3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미국 교포나 유학생들이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치과 원정' 사례가 많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비싼 비용 때문에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지 못해 치아 수명이 단축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한국에서는 크라운 치료율이 높아 평균 20년에 가까운 긴 수명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경제적 여건이 치아의 생존율을 좌우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