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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종아리, 허리…부상에 900억 날린 김하성의 'FA 참사'
작성 : 2025.12.16. 오후 06:27
김하성의 'FA 대박'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메이저리그 유격수 FA 시장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며 최소 800억에서 최대 118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을 따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정작 그가 받아든 계약서는 1년 2000만 달러(약 294억 원)짜리 단기 계약이었다. 당초 예상액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상 자존심을 구긴 '헐값 계약'에 그치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잔류하게 된 것이다. 시장의 뜨거운 기대와는 너무나도 다른 충격적인 결과에 모두가 의아해하고 있다.결국 그의 발목을 잡은 건 지긋지긋한 부상이었다. 2025시즌은 김하성에게 악몽 그 자체였다. 지난해 10월 받은 오른쪽 어깨 수술의 여파로 재활이 길어지며 7월에야 빅리그 무대에 복귀했고, 그마저도 종아리와 허리 부상이 연이어 터지며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렸다. 제대로 된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시즌 동안 고작 4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4, 5홈런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고, 그의 최대 강점이던 수비에서마저 평균 이하(-3)의 기여도를 기록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사실 김하성의 FA 도전은 나름의 승부수였다. 올겨울 유격수 FA 시장에 그와 보 비솃 외에는 이렇다 할 대어가 없었기에, 부상으로 얼룩진 한 해를 보냈음에도 과감하게 FA 자격을 얻어 시장의 평가를 받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냉정한 시장은 그의 화려했던 과거가 아닌, 부상으로 망가진 현재의 모습에 더 주목했다. 결국 김하성은 다년 계약 대신 '내년의 나'에게 모든 것을 거는 단기 계약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길을 택했다. 2026시즌 16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스스로 걷어차고 더 큰 꿈을 꿨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보다 약간 더 많은 금액을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정상급 내야수였다. 2023시즌에는 17홈런, 38도루를 기록하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최근 3년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거포의 상징인 피트 알론소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부상과 부진이 이 모든 명성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이제 김하성은 벼랑 끝에 섰다. 2026시즌 애틀랜타에서 부활에 성공해 다시 한번 FA 대박을 노리느냐, 아니면 이대로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느냐,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될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