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동여지도 속 '독도' 발견…100억대 경매 시장 달군다

작성 : 2026.05.14. 오후 06:23
 조선 시대 지리학의 정수로 꼽히는 대동여지도 가운데, 독도의 존재를 명확히 기록한 희귀 채색 필사본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며 경매 시장에 나온다.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은 오는 28일 개최되는 제192회 경매에 해당 지도를 포함한 총 145점의 예술품을 출품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경매의 전체 규모는 최저 추정가 합계만으로도 1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고미술과 현대 미술의 정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경매의 최대 화제작인 대동여지도 채색 필사본은 고산자 김정호가 1861년에 펴낸 신유본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옮겨 적은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18세기 백리척 축척법을 적용해 산줄기와 물길, 도로망을 세밀하게 시각화한 이 지도는 조선 후기 지리학의 비약적인 발전을 상징한다. 특히 22첩의 분첩절첩식 구조로 제작되어 보관과 휴대가 간편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를 모두 펼쳤을 때 나타나는 거대한 규모는 당시 지도 제작 기술의 위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무엇보다 이 필사본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목판본에는 보이지 않는 ‘우산(于山)’이라는 지명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당시 독도를 우리 영토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로, 단순한 지리 정보를 넘어선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전문가들은 제작 당시의 영토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이 지도가 경매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됨에 따라,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금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 미술 부문에서도 한국 미술사의 획을 그은 거장들의 수작이 대거 등장한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1971년 작 ‘7-Ⅲ-71’은 그가 뉴욕 체류 시절 완성한 전면점화 양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종이 위에 펼쳐진 반복적인 점과 색면의 조화는 작가의 후기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깊은 명상적 울림을 전달한다. 해당 작품의 추정가는 5억 원에서 10억 원 사이로 책정되어 경매 현장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적 자연주의 추상의 대가 유영국의 원숙기 작품인 ‘워크(Work)’ 역시 이번 경매의 핵심 매물이다. 1978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산과 하늘이라는 자연의 형상을 삼각형과 사각형 등 기하학적 면으로 재해석하여 강렬한 원색의 대비로 표현해냈다. 완벽한 균형미와 색채의 마술사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이 대작은 별도 문의를 통해 가격이 공개될 예정이나, 시장에서는 최소 1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하며 치열한 경합을 예고하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예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와 이우환, 그리고 최근 주목받는 이목하 등 동시대 미술가들의 작품이 경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옥션은 경매에 앞서 15일부터 강남센터에서 출품작 전체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프리뷰 전시를 진행한다. 역사적 사료인 고지도부터 현대적 감각의 추상화까지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경매 당일까지 이어지며 관람객들에게 한국 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