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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암살자들 평가 철회 없다”

작성 : 2026.10.01. 오후 09:23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영화 ‘암살자(들)’ 리뷰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된 뒤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된 발언은 영화가 제기한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그냥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다”는 표현이었다. 이동진은 해당 발언이 영화 속 모든 가설을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자신의 영화적 평가는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동진은 지난 9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려 리뷰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된 경위와 논란이 된 발언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 9월 25일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공개된 리뷰 영상은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지면서 논쟁의 중심에 섰고, 제작진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1974년 8월 15일 국립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실제 사건의 기록과 당시 제기된 의문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개봉 이후 영화가 당시 공식적인 사건 설명과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정치권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이동진은 자신의 리뷰에서 영화가 사건 당시 총탄의 행방과 관련한 의문 등을 어떻게 다루는지 설명하며 “음모론 정도로 치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이동진이 영화 속 의혹을 사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동진은 자신의 발언이 1974년 사건과 관련해 당시 공식 발표만으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 지점을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가 제시한 모든 가설이 사실이라는 의미는 아니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였다는 주장과도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관객에 따라 특정 장면이나 설정에서 다른 의미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이 리뷰에서 다룬 것은 영화가 제시한 의문과 이를 극적으로 구성한 방식이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단정하는 내용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다큐멘터리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을 평가했던 기준과 이번 리뷰가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동진은 당시 자신이 문제로 본 것은 정치적 주장을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실제 사건과 배우들의 재연 장면 사이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암살자(들)’은 배우들이 연기하는 극영화인 만큼 관객 역시 극화된 이야기라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된다며 다큐멘터리와 같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극영화 역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놓고 충분히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진은 영화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더라도 가능하면 작품 전체를 본 뒤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리뷰에 대한 비판 역시 일부 문장만 떼어내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신의 영화적 판단과 정치적 견해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영화평론을 하면서 작품에 따라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번갈아 비판받아왔다며, 이번 영화에 대한 자신의 평가는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동진은 자신이 ‘암살자(들)’에 대해 내린 영화적 평가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리뷰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의 평가 자체를 철회하거나 이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말했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를 분명히 남겨두고 싶었다며 입장을 마무리했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재현과 표현의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에 대한 평가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어디까지 구분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