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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라'던 씨앗 기름, 알고 보니 심장병·당뇨 '구원자'였다?
작성 : 2025.06.26. 오전 10:41
이번 연구의 핵심은 종자유에 풍부하게 함유된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리놀레산'이다. 리놀레산은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참기름 등 다양한 식물성 기름에서 추출되며, 우리 몸에 필수적인 불포화지방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일부에서는 오메가-6 지방산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으나, 이번 연구는 이러한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인디애나대 연구진은 1894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혈장 내 리놀레산 수치와 심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단순한 식단 설문조사나 섭취 빈도 기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혈액 검사를 통해 객관적인 리놀레산 수치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 마키 교수는 "기존 연구들이 주관적인 식사 기록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우리는 객관적인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사용해 리놀레산 섭취량과 건강 지표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혈장 내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참가자일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 위험 또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리놀레산 수치가 높을수록 포도당과 인슐린 수치가 낮아졌으며, 인슐린 저항성의 바이오마커인 HOMA-IR 수치 역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혈당 대사 지표와 다양한 염증 관련 바이오마커를 함께 분석했는데, 리놀레산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심장병과 당뇨병 위험 전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리놀레산이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감수성 개선과 염증 반응 조절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종자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국의 영양치료사 캐리 비슨 역시 "씨앗 기름은 포화지방이 적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꽤 건강한 지방"이라며 씨앗 기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씨앗 기름이 오메가-6 지방산 비율이 높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메가-6 수치가 높다고 해서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영양과학 교수인 사라 베리 박사도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무작위 대조 시험 15건 이상에서 정제된 씨앗 기름이 염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에 들어 있는 리놀레산은 염증을 줄이는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최신 연구 결과는 씨앗 기름, 특히 리놀레산이 풍부한 종자유가 건강한 식단에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오메가-3와 오메가-6 지방산의 균형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이번 연구는 리놀레산 자체의 긍정적인 효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식이지방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종자유가 건강식품으로서 재평가받고, 소비자들의 식단 선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